2017년 6월 4일 일요일

[예술 감상기] 라 로쉬포의 주변(La rochepot and Surroundings) - Bernard Buffet

미술관에 갔다. 그곳에는 다양한 서양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. 나는 예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다. 하지만 마음에 들고, 들지 않고는 솔직하게 판단할 수 있다.
미술관에 걸려있는 작품을 전체적으로 한 번씩 보았다. 마음에 드는 작품이 서너가지 있다. 또 한 번 쭉 둘러보았다. 여전히 같은 작품이 마음에 든다. 그 작품 앞에 서서 즐겼다. 그냥 앞에 서서 보는 것뿐이다. 이러쿵저러쿵 생각하지 않는다. 그냥 보고 만족한다.
그중의 하나는 베르나르드 뷔페의 작품이다.
작품을 살 순 없고, 1,000원짜리 엽서를 샀다.
이 사진은 엽서를 찍은 것이다.
나는 이 작품을 좋아한다.
논리적으로 이유를 따질 수 없다. 싫어하기 때문에 좋아할 수도 있지 않은가? 세상에는 논리에 따라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. 특히 인간의 감정은 말이다.

굳이 이유를 따져 보겠다.
따져보는 과정에서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, 나를 통해 인간을 더 잘 알 수 있을 테니...

1. 바람이 분다.
나는 바람이 부는 날을 좋아한다. 바람이 내 몸을 감싸고, 그 무엇과도 단절시켜주기 때문이다. 그래서 비가 오는 날도 좋아한다. 비가 날 감싸준다. 엄마 품 같이...

2. 그리운 마음이 든다.
우중충한 날씨, 사람 없는 풍경
나는 과거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장소가 먼저 생각난다. 그 당시 풍경이 잘 생각난다는 말이다. 사람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.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보라. 생각하기 어렵다. 뷔페의 작품을 보면 '내 과거의 기억'이 느껴진다. 그리움...

3. 정리정돈
나는 내 눈앞에 있는 물건이 정돈되어 있는 것을 좋아한다. 안 보이면 더 좋고...
일을 할 때에는 명확한 것을 좋아하며 두루뭉술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. 작은 소음에도 매우 예민하다. 집중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에만 집중하고 싶다. 몰입하면서 행복감을 느낀다.
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, 완벽함을 숭배한다.

나름 몇 가지 이유를 뽑아 보았다.
결국, 난 이 작품을 그냥 좋아한다.
주저리주저리 이유를 길게 써놨지만, 100%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.(=이유가 완전히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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